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76

다시 만나는 마음담론. 역시 미리미리 하지 않으면... 아빠가 쓰러졌다는 소식으로 며칠을 정신을 놓고 살았다. 집은 엉망이 되었고, 계획했던 일들도 팽개쳐 두었다. 정신을 차린 건 토요일 오전 즈음. 혼자 있으면 자꾸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니 계속 뭐라도 하는 편이 나았다. 볼일을 만들어 외출을 하면서 돌아와서는 미뤄두었던 책을 읽어야지 생각했다. 외출하고 돌아오려던 길, 핸드폰에 문제가 생겨 핸드폰을 교체해야했다. 그렇게 시간을 몇 시간 보내고 집에서 이전 폰에서 새 폰으로 데이터를 옮기려고 보니 새로 산 휴대폰의 용량이 더 적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 정리를 몇 시간에 걸쳐 끝내고 보니 밤이 깊었다. 파일들을 정리한 뒤에 어플들을 살펴보니, 어플 옮기는 건 쉬워도 데이트 복구가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로그인해서 데이터를 복구하는데 또 한참. 그렇.. 2020. 12. 6.
아빠, 살아줘서 고마워.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모님이 부탁한 물건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 "어. 왜?" 여느 때 같으면 '딸~'이라는 호칭이 먼저 나와야 하는데 뭔가 이상했지만, 엄마가 퇴근 전인가 생각하며, 내 할 말을 해댔다. 내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자 엄마가 말을 꺼낸다. "엄마 병원이야." 가슴이 철렁했다. 엄마는 고혈압과 당뇨, 녹내장과 수술을 한 뒤에도 회복되지 않는 무릎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어디가 더 안좋아진건가 싶어 긴장하고 있는데 상상도 못 했던 이야기를 꺼낸다. "아빠 수술했어." 말문이 탁 막힌다는게 이런 느낌일까? 왜냐고 묻지도 못하고 입만 움직이는데 엄마가 말을 잇는다. "급성심근경색이래. 다행히 병원 가까운 곳에 있어서 금방 수술했고 지금 괜찮아. 어제.. 2020. 12. 3.
감사한 일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이 메마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슬픈 일이 있어도 전보다 표현을 덜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참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지 감정이 둔해진 것은 아니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고 드라마를 보고 아직 울 수 있고, 화낼 수 있음에 나의 감정이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한 오늘에 감사한다. 2020. 12. 2.
집에 귀신이 산다. 우리집은 부부 둘이 단촐하게 살아가는 집이다. 야채든 과일이든 아무리 조금사도 한참을 보관하게 된다. 그런 우리집에는 겨울만 되면 손이 노래지는 귀신이 등장한다. 귤을 아무리 쟁여놔도 어느새 껍질만 남아있다. 심지어 나는 맛도 못본 경우가 태반이다. 작은 박스는 5~7일이면 삭제된다. 예전에는 사주면 먹고 안사주면 그냥 그리워만 했는데 이제는 본인이 채워두고 먹는다. 나는 맨날 맛도 못봤다고 투덜되니 입에 2알 넣어주고는 혼자 5개씩 까먹는다. 맛은 보여주니 다행인건가?안그래도 높은 엥겔지수가 겨울에 더 높아지는 기분. 비타민 보충한다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저렇게 비타민 보충하는데 입술은 왜 갈라지니 ㅜㅜ 잘 먹는 만큼 피부가 좋아지길!! 2020. 12. 1.
벽돌책, 뿌셔뿌셔! 그동안 벽돌책을 열심히 수집하기만 하고, 숙제로 쌓아두기만 했다. 그러다 이번에 벽돌책을 같이 읽는 모임을 신청했다. 이번에 지정된 도서는 내게 없는 새로운 도서. 은 심리학자인데, '행동경제학'이란 학문을 창시했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람이라고 한다. 아직은 내게 생소한 '행동경제학'. 어떤 책일지 궁금한데, 두께가... ^^;; 이렇게 잘 서 있는 두께의 책이라니. 혼자였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책, 혼자였다면 감히 읽을 생각도 못했을 책. 각주를 빼고 668P. 배분을 잘해서 연말까지 뿌셔뿌셔!! 2020. 11. 30.
내가 의식있는, 깨어있는 사람이었다는 착각 - 생수가 알려주다. 비록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 있는 사회인이라고 생각해왔다.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고, 회사에서는 당연히 텀블러만 사용하고, 집안에 일회용품을 들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배달할 때 일회용품은 빼고 달라고 요청하고,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기부하고 나눠 썼다. 대단한 착각이다. 내가 하는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실천하고 있는 항목일 뿐이었다. 내 주위에는 커피숍에 가면 아예 빨대를 받지 않은 친구들도 있었다. 종이 빨대라 하더라도 말이다. 생각해보면 종이 빨대도 결국엔 일회용품이고, 내가 사용하는 개별 포장된 친환경 빨대에도 결국 포장을 위해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망각하고 있었던 것은 생수 구매였다. 신랑과 둘이서 단촐하게 살고 .. 2020.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