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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행복? 어렵지 않아요! -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by 오뚝이 루크 2020.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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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즈음에 문득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콕 박혔다. 심리학 분야를 좀 더 알고 싶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심리학 분야의 모임에 참여를 함과 동시에 성장판 4월 모임 지정도서가 심리학 책임을 알았다. 신청과 동시에 책을 주문해서 받았다. 표지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초록색을 써서 그런지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표지에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내용도 제발 어렵지 않기를 바라며 책장을 열었다.

 

  이 책은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인류의 오랜 물음에 대해 아들러 심리학으로부터 들은 대답이다.
<10P>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위의 한 줄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답을 아래의 목차들로 정리했다.

  2부보다는 1부의 내용들을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제1장 미움받을 용기는 말 그대로 타인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타인의 기준이나 가치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한 삶의 태도를 버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진정한 나의 삶,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다. 얼핏 들으면 뻔한 이야기이겠지만, 아들러는 그 합리적인 근거들을 어렵지 않게 제시해 나간다.

 

적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적이 없다는 것은 다른 말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을 맞추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국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24P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문득 예전 경험이 떠올랐다. 언제인지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대학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학과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쉽게 휘둘리곤 했고, 부탁을 거절하는 일도 너무 어려웠다. 그런 나에게 동기 중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했다. "혹시 착한 아이 컴플렉스 있어?"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참 멋진 친구였다.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만의 가치관이 확고하고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상대의 결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조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조언을 절반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이제야 먼 길을 돌고 돌아 다른 사람의 기준을 거부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게 좋은 것을 찾고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의 기준이나 가치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을 거부한다면 그 반대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 혹은 살아가는 방식이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아도 너그러워야 한다. '다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그 사람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과제는 우리가 공동의 과제로 삼기 위한 절차를 밟기 전에는 개입해서는 안 된다. 대인관계의 문제 가운데서 상당수는 우리가 상대의 과제에 대해 허가 없이 간섭해 들어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45P

  이 외에도 1장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이 책에서 좋았던 내용을 쓰자면 책의 절반 분량을 풀어내야 해서 인상에 남았던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제2장 평범해질 용기는 대부분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양육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특별'해져서 부모와 상대의 관심을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평범해져도 사랑과 관심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자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육아 목표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아이가 자립하여 사회와 조화롭게 지낼 수 있게 해주고,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라 생각하도록 해주며, 자신에게는 능력이 있다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용기를 주는 말을 건넬 뿐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인생의 과제와 맞서도록 도와야 한다.
121P

  아직 아이는 없지만 2장에서 만나는 아들러의 이야기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결혼 전에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에너지가 넘쳤는지.. 질문을 하면 서로 대답하려고 옆방에서 수업을 못할 정도로 악을 쓰고, 아는 내용을 모르는 척하기도 하고, 대답 없이 웃기만 하기도 하고, 2시간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아들러의 육아 목표와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진작에 들을 수 있었다면 아이들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안일하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서 안타깝고 참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었다.

 

  제3장 행복해질 용기에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1. 자기 수용

  아들러는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는지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라는 도구는 다른 것과 달리 대체 불가능하다. 그건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내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한탄해서는 곤란하다. 그 대신 자신이라는 도구는 어떤 습성을 갖고 있는지 깨닫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러자면 우리는 자신이라는 도구를 사랑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156P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는 시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아들러는 이야기한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나는 한 가지를 꾸준히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분야를 배워서 견문을 넓히고 싶어 한다고 바꿔보는 식이다. 이렇게 긍정의 단어로 나를 보는 시각을 바꾸면,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사람이고, 언젠가 내가 경험한 다양한 점들을 이어서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 된다. 자신을 긍정의 단어로 바꾸고 수용하는 아들러의 자기수용은 행복의 삼각형의 한 꼭짓점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2. 타자 신뢰

  흔히들 말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어떠한 형태로든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타인을 믿을 수 없다면? 타인이 자신을 적대시하고 경쟁해야 하고 위협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불안과 피로 속에서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회생활 중반에 한창 일 욕심이 많았던 때가 있다. 한창 업무에 대한 성취욕구가 높아져 있기도 했지만 '남들보다' 일을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이든 내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렸다. 일 욕심이 많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을 기본적으로 믿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기체인 사회 안에서 '혼자서' 일을 하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20대 후반에 이직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 서로를 믿으며 함께 일하는 것이 더 성취감이 높고 효율적이라는 것도, 사실은 내가 혼자 했다고 생각했던 것도 결국엔 누군가가 뒤에서 서포트를 했다는 것도. 

  그런 경험을 떠올리면 '다른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의 무게감과 중요성이 새삼스럽다.

 

3. 타자 공헌

  타자 공헌은 우리가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의미이다. 공헌이라고 하니 참으로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들러는 공헌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일 필요도, 특별한 것일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공헌한다고 할 때, 그것이 특별한 것이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공헌한다는 것은 대개 어려운 것이 되고 만다. 비록 눈에 보이는 형태로 공헌하지 않더라도, 현재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은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고 느끼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 그러니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만이 공헌이 아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공헌하는 것이다.'
167P

   내가 특별히 누군가를 돕기 위해 애쓰지 않더라도 그러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공헌하는 삶을 살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쉬운 실천 방법이 어디에 있을까? 또한 스스로가 알게 또는 모르게 공헌을 받기도 하니 손해 보는 일도 아니고 되려 감사할 일이다. 

 

  아들러 심리학이라고 해서 내심 어렵지는 않을까 참 많은 걱정을 하며 책장을 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책장을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워낙 명확했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라는 인상을 준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내 주변의 지인들에게 이 책을 전파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생겼다. 그리고 함께 구매했지만 미처 읽지 못한 <미움받을 용기>도 어서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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