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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페스트 - 멀기만 했던 책을 손에 쥐었다.

by 오뚝이 루크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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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신입생일 때였던가. '문학개론'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인문계열에서 자유교양 과목을 하나 들어야했고, 동기들이 가장 많이 수강하는 과목을 신청했더랬다. 주 2회 수업에서 단편, 장편소설들을 읽게 했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 와서 한창 놀아야 할 시기에 관심이 가질 않는 책들을 읽게 하니 제대로 읽힐리 없었다. 특히 고전문학에 질려버렸고, 그 뒤로 고전문학을 읽는 일은 없었다. 

 

  독서모임의 가징 좋은 점 중 하나는 책을 편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쉽지 않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지만 함께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기한에 맞춰 미처 다 읽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발제를 통해서 맥락을 파악하고 책을 읽으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고전을 조금은 수월하게 읽게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페스트 역시도 읽기에 만만한 책은 아니라 더듬더듬 읽어가는 중이다. 내용이나 문장들에 내가 놓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곱씹어 보고, 코타르는 도대체 왜 저런 행동을 하는것이며, 작가는 왜 저런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을 등장 시켰을까 물음도 던져본다.

 

  더디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역시,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COVID 19' 이라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페스트와 코로나 상황 속에 놓은 각 공기관, 시민, 여론 등이 취하는 태도와 변화하는 상황을 비교해보면서 읽으려 하다보니 다른 고전을 읽을 때보다는 좀더 책장을 쉽게 넘기고 있다.

 

  너무 늦게 책을 집어든 터라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페스트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잠시 뒤가 될 것 같다. 남은 시간동안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머릿 속에 담아내서, 내가 느낀 바를 잘 정리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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