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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 마음을 돌아봐 주세요.

by 오뚝이 루크 2020.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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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상은 돌아간다. 빠르게, 바쁘게, 쉴 틈 없이.

세상이 빠르게 돌아갈수록 대다수 사람들의 삶은 치열해진다. 지금 열심히 살아내면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손미나도 참 열심히 살았다. 

아나운서로 시작해 작가로, 사업가로,  편집인으로 살아왔다. 눈코 뜰 새 없이 N 잡러로 거듭났다. 그 사이 인간 손미나를 돌보아줄 겨를이 없었다. 

 

결국 탈이 났다. 

행복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그녀는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무기력감과 혼란스러움에 휩싸인 그녀는 구루를 만나서 자신을 돌아보고 살필 기회를 갖게 된다.

 

그 구루는 인간을 정신(mind), 마음(heart), 몸(body)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존재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각 요소는 성향과 맡은 일은 다르다.

 

정신 : 성취에 관여하는 아이로 자기 계발, 책임 완수, 사회생활에서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 but 욕심이 많아서 힘이 세고 자기만족을 모름

마음 : 사소한 일에도 만족하고 욕심이 없음. 쉽게 만족하는 대신 상처도 잘 받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가정하게 대해주어야 하는 존재

: 충실한 조력자. 정신이나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

 

손미나로 대표할 수 있는 열심히 사는 우리들이 번아웃되고, 무기력해지는 이유는 정신이 너무 많은 일을 하게 하고 마음과 몸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루는 그녀에게 마음을 돌보아주는 시간을 갖기를 권하고, 그녀는 여행길에 오른다.

여행길에 올라 그곳에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토라진 마음을 풀어주고자 한다. 여행지에서 겪었던 일들과 그 곳에서 얻은 깨달음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우린 가난하고, 이 땅을 벗어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고,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몰라. 돈이 있어도 살 물건이 없고, 사고 싶은 게 있어도 돈이 없어. 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내가 노력해서 미래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오늘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 궤변같이 들리지만 사실이 그래. 쿠바인들은 가질 수 있는 게 너무 없다 보니 있는 것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일에 능하지.
81~82p

쿠바의 자유로움을 만나서는 왜 오늘에 집중하지 못하는지, 왜 시간에 쫓겨서 살고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말들을 건네준다.

의식주만 겨우 가능한 원시적 환경 속에 남겨지고 나니 비로소 깨달았다. 인생에서 꼭 필요하다고 믿었던 것들의 상당수가 실은 잉여물에 지나지 않았음을. 물건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인간관계, 시간도 마찬가지다. 1분, 1초를 쪼개 써도 늘 시간에 쫓겼던 이유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의미한 일이나 관계에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었다.
118~119p

코스타리카에 가서 요가 수업을 들으며 정신, 마음 그리고 몸의 균형을 생각한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요가 강사의 질문을 들려준다. 그리고 내게 생각할 기회를 준다. 내 마음과 정신은 어디에 있는지. 나의 정신, 마음 그리고 몸은 서로 건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요가의 세계에서는 나를 만난다는 것이 내 호흡을, 즉 지금 현재의 순간을 오롯이 느낀다는 것을 뜻하지요. 지금 바로 여기에 몸과 마음, 정신이 모두 함께 머무는 것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몸은 여기 두고 정신과 마음은 다른 곳을 헤매는 상태로 살지요. 당신의 마음과 정신은 어떤가요? 당신 몸과 함께 지금 여기 있습니까?
121p

그리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조금씩 답을 찾아간다. 그중에서 너무 좋았던 문장을 아래에 끄적여본다.

인간을 왜 '휴먼 빙'이라고 하는지 아니? 'being',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야. 근데 넌 그거로는 부족해서 자꾸 뭔가를 손에 더 넣어야 한다는 듯이 살잖아. 네 삶에 너무 여백이 없어. 잠시 쉬면서 너의 존재를 음미할 틈이 없으니 늘 허기가 지겠지. 우린 '휴먼 워킹'이 아니라 '휴먼 빙'이란 말이야. 그렇게 발버둥 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 안에서 의미를 찾을 때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단다.
-129p-

여백의 미. 

'삶'이라는 예술에도 여백이 필요하다는, 여백이 있어야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 

내게 가장 큰 울림을 준 문장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삶 속에 여백을 채워 넣는 일이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미나 작가처럼 해외여행을 다닐 필요가 없다. 마음이 바라는 건 그런 극적인 쾌감이 아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다.

 

하루 중에 단 5분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

5분이라도 내가 즐길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족하다.

시간을 많이 내지 않아도, 어딘가로 이동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심신이 극도의 피로를 느낄 때까지 치닫지 않고, 하루 중 잠깐의 틈을 내어 공원을 산책하거나, 두어 가지 요가 동작을 해보건, 명상을 하거나, 그도 어려우면 5분이라도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고 그것을 매일 떠나는 미니 휴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반복해서 실천한다면 아마 미나 씨 삶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거예요.
정신은 욕심이 많아서 모든 것이 자기 기준으로 완벽해지기 전까지 축배를 들지 않으려 할 겁니다. 어떻게든 문제를 찾으려고 하죠. 거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간중간 멈추고 작은 일에 감사하고 즐기고 축하하고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해줘야 해요.
234~235p

사실 이 책이 거창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내가 읽었던 행복에 대해 다뤘던 책들과 이 책이 말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론적인 내용을 쏙 빼고, 본인의 경험담으로 풀어냈기에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좋았다. 공감할 수 있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이 글은 독서모임 성장판 활동으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

본 글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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