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100일 동안 정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100일 동안 인증을 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100일 동안 정리를 하는 것은 성공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건 매일 어지르지만 또 매일 정리를 한다.
작년에 100일 동안 정리를 한 덕분에 1톤 트럭으로 절반 분량의 물건을 폐기했다. 덕분에 갑자기 이사하게 되었을 때도 짐 정리가 조금 수월했다. 하지만 새로 이사한 기쁨에 또 이것저것 들여놓다 보니 정리정돈을 해도 공간이 부족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역을 정해서 다시 한번 심화 정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선택한 구역은 화장대이다. 2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집 밖으로 배출(버리기, 나누기)하겠다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다짐하겠다며, 화장대로 갔다. 정리정돈을 한다고 했는데 이 화장대는 대체 무엇?
아침에 쓴 화장솜이 그대로 열려 있고, 옷장에 들어가야 할 양말과 마스크가 그대로 화장대에 널려있다. 폐기하겠다며 다부지게 꺼낸 데싱디바는 아까워서 사이즈 맞는 거 찾아본다고 여전히 화장대 위에 놓여있었다. 그렇다고 서랍에 수납할 공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답은 비움이었다.
목표는 서랍 위에 사용하는 화장품만 꺼내도기로 정했다. 그걸 위해서 내게 필요한 것은 물건의 배출. 하루에 5개씩 정리정돈을 하기로 했다. (정리는 필요 없는 것을 폐기하는 것, 정돈은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것!) 그리고 가급적 5개의 물건을 폐기하기로 했다.
1일 차에는 일단 옷장 서랍으로 가야 할 것을 보내고 쓰레기를 치우고, 서랍에 물건을 수납했다. 그리고 아래의 머리띠와 샘플 화장품을 폐기했다. 샘플 화장품은 유효기한이 남았지만 개봉한 지 오래되어서 찝찝했다. 머리띠는 아래쪽이 망가졌는데 마음에 들어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끼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개봉한 화장품에 개봉일자와 사용 만료일을 기재해두고, 만료일이 지난 것은 과감하게 폐기하기로 했다. 화장품에 보면 뚜껑을 여는 그림 안에 6M 또는 12M 등의 표시가 있다. 이는 화장품을 개봉하고 6개월 또는 12개월만 사용 가능하다는 표시이다. 나는 이걸 사용 만료일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 기한을 넘기면 화장품이 변질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폐기를 하는 것이 좋다. 또 개봉하지 않았더라도 유효기간을 넘기 것들도 폐기해야 한다. 피부든 몸이든 한번 망가지면 복구하기 힘드니까!
오늘은 첫날이라 5개 정리가 아닌 15분 정리를 해보았다. 2번째부터는 부담 없이 정리해도 정리가 잘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기 위해 하루에 5가지 물건만 정리해보기로 했다. 하루 5개 정리하기 또는 하루 5분 정리를 통해 많은 게 변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리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정리하는 삶을 살아가자고 권하고 싶다. 내 삶이 정리를 통해서 조금씩 변화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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