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해 물음.
국어사전에 등재된 질문의 정의이다. 우리는 흔히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질문을 이용한다. 알고 보면 질문은 그 쓰임새가 참으로 다양하다. 때로는 상대방에 대한 나의 호감도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때로는 대화를 이어나가는 도구로 이용한다.
하지만 나는 질문하는 일에 참 서툴다. 내가 대화를 했던 경험들을 돌이켜 보면, 나의 말속에는 질문이 없었다. 물음표가 붙을 말이라고는 '정말?' , '그래?' 정도가 전부였던 듯하다. 그러니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좀 더 현명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던 때에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저는 이 책을 읽는 여러분께서 자신만의 '질문 상자'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도에서 검증된 좋은 질문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이고, 단순히 질문을 나열하기보다는 각 질문이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이며, 어떤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적고 있습니다.
-본문 209P-
저자는 우리에게 '왜' 질문이 필요한지에서 시작해 어떻게 질문을 해야하는지를 이야기해준다. 또, 누군가와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내가 변화하기 위해서도 질문이 필요하며, 어떤 질문을 하면 도움이 될지 많은 예시를 제시해 준다.
중간중간 질문 디자인 연습을 넣어 작가가 전 챕터에서 이야기 했던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예시를 많이 작성해두었다. 또 나처럼 질문하는 일 자체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서 제안이나 방향 제시 등을 해준 점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만하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2가지는 피드포워드와 미래의 기억이라는 개념들이었다.
<피드포워드(feedforward)>
피드백은 자동차의 거울에, 피드포워드는 자동차의 앞 유리창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과거의 내 행동이나 말에 대한 것입니다. 피드포워드는 향후 나의 개선 방향에 대한 제안을 뜻합니다........(중략)............ 만약 제가 강연을 하고 나서 청중 가운데 누군가에게 "오늘 제 강연이 어땠나요?" 라고 묻게 되면 이는 피드백을 묻는 것입니다. 이미 끝난 강연에 대해 묻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늘 제가 한 강연을 다음 달에 또 하게 되어 있는데요. 제가 어떤 점을 고려하면 다음번에 좀더 잘할 수 있을까요?"와 같이 미래에 대한 제안을 구하는 방식으로 묻게 되면 이는 피드포워드가 됩니다.
-본문 62~63P-
사실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는 과거의 일의 문제점/개선해야 할 점/보충해야 할 점 등을 찾아서 미래의 일에 반영하여 더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의 관점에서는 피드백과 피드포워드 사이에 단순히 표현의 차이만 존재한다. 피드백은 상대방의 문제점이 부각되기가 쉬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감정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부담이 있다. 하지만, 피드포워드는 직접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일에 대한 제안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드포워드를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피드포워드' 라는 단어가 인상 깊었던 것은 '관점의 전환'이라는 부분과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렇게 새로운 시각, 다른 시각을 가지고 연구를 하거나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지고 부러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피드 포워드라는 단어가 각인된 듯하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면 어떤 일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부서 간에 신경전이 일어난다. 누군가의 잘못을 파헤친다는 인상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피드 포워드는 과거의 문제점을 미래의 제안으로 치환하기 때문에 과거의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이를 부서 간 회의 시간에 적용하면 불필요한 논쟁도 줄이고,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별히 훈련이나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서 바로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기억>
이처럼 미래의 특정 시점에서 현재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것을 저는 '미래의 기억'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미래의 기억'은 미래의 시간을 막연하게 무한한 것으로 여기던 생각을 제한된 시간으로 축소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무거운 짐을 들고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것이 65세 정도 까지라면 그 시점까지 지금부터 몇 년이 남았는지를 명확하게 생각하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삶의 초점이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로 바뀌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행복을 미래의 것으로 막연하게 미루어왔다면, 미래의 기억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다 보면 오늘 이 시간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본문 174~175P-
사실 미래라는 단어와 기억이라는 단어는 함께 쓸 수가 없는 단어들이다. 기억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전'이라는 과거의 시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울리지 않은 단어들을 조합해서 인상에 남기도 했지만 현재의 나의 행복을 미래의 나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최근에 책을 읽으면서 만난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action item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질문이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을 알았다.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찾고, 거기에 다다르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지침을 찾고, 내가 무엇을 통해 행복할 수 있는지를 찾는 등 참으로 많은 걸 할 수 있었다. 결국 이 모두가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거기에 필요한 질문 상자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도록 매일매일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조금씩 내 인생의 형태가 보이지 않을까?
다만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작가가 조직, 리더십, 위기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컨설팅을 하다 보니, 책에 소개한 사례들이 주로 회사나 조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인 점이 아쉬웠다.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소감으로 글을 마무리해 본다.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 2기 활동으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위의 서평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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