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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삶

물건에 주소지를 부여하자

by 오뚝이 루크 202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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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를 하면서 중요한 것은 물건에 주소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나는 물건을 범주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을 잘 못하는 편이라 정리가 항상 어렵고 물건이 곧잘 뒤섞여 있곤 하다. 기준을 세워서 물건을 분류할 때 양쪽 기준을 충족하는 물건이 나타나면 나는 항상 멘붕에 빠지고, 서랍 속은 결국 혼돈으로 휩싸인다.

 

  그 약점은 화장대에서도 나타났다. 화장대에서 메모를 하는 일이 종종 있어 메모지 등이 화장대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사실 화장대에서 하는 메모 중에 급한 것은 한 가지도 없다. 그저 귀찮아서, 추워서 서재방에 가지 않고 이불에서 가까운 곳이 있을 뿐.

  그래서 안 그래도 좁은 화장대 공간을 스티커와, 포스트잇 등등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 물건들에게 서재방 서랍이라는 주소지를 부여해 주었다. 그리고 화장대에는 화장품과 그 도구, 피부에 관련된 것과 액세서리 외에는 두지 않기로 기준을 세웠다.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는 왜 어플에 옮기고 버리지를 않은 걸까. 가지고 있어 봐야 쓸 곳도 없는데.. 당연하게 폐기하기로 했다.

  저 물건들을 비워내고 테트리스를 잘해보았더니, 화장대 서랍 앞쪽에 약간의 공간이 생겼다! 저 귀걸이 거치대를 없애는 방법으로 조그만 지퍼백이나 봉지에 각 귀걸이의 집을 만들어주고 쪼로록 세워서 서랍에 보관하기로 생각을 해보았고, 일단 비워진 서랍에 몇 개 넣어보았다.

  정리를 하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라 이 곳은 점점 더 모양이 바뀔 예정이다. 정리가 되지 않을 것만 같던 화장대 서랍에 조금이지만 여백이 생기니 다음엔 더 나은 모습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정리가 재밌어지고, 의미 있어지는 건 작은 동작 몇 개가 모여 만들어내는 결과물 때문이겠지. 

 

  내일의 화장대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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