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어려움을 넘어서서 두려움에 가까운 지경입니다. 맛집 후기는 이제 어느 정도 쓰겠는데, '글'이라고 할만한 '나'를 표현하는 것을 쓰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글을 쓰는 분들이 참으로 신기하고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렸을 때는 곧잘 글쓰기 잘한다 소리도 들었고, 상도 받아봤는데 언제부터인가 무엇인가를 쓰는 일이 참으로 어려워졌습니다.
도대체 왜일까?
나는 왜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걸까?
< 내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
1. 나를 표현하는 일에 대한 어려움과 무지
자신에 대해서 글을 쓰지 않더라도 글이라는 걸 쓰다보면 쓰는 사람의 성향이나 정체성이 어느 정도 묻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집안 환경 상 저를 표현하기 보다는 억누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나중에는 저를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부모님이 알려주는 세상에만 살았고 다른 것은 알려고 하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습니다. 한정된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참으며 지내다 보니, 표현하는 법 자체를 잊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시간이 오래 흐르고, 다시 책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메모독서를 하면서 글을 쓰고 싶어졌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할지를 몰랐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잘 모르고 있슶니다. 다만 그저 두서 없이 하고픈 말을 끄적여봅니다.
2. 극복하지 못한 남들의 시선
누군가가 나를 평가한다는 것만큼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 같은데 글을 올리다 보면 많은 사람이 보게될 수도 있고, 그 사람들이 내 글을 평가한다는 생각에 글쓰기가 더욱 두려운 것은 아닐까 합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나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공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남들의 시선과 평가를 두려워 하니 말입니다.
3. 컨텐츠의 부재
글을 쓰고 싶다고 해도 무엇을 쓰고 싶은지, 무엇에 대해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없었습니다. 요즘 많이들 얘기하는 컨텐츠의 부재. 제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합니다. 특출나게 잘하거나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써야할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글을 쓰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 어떻게 극복해야할까?>
요즘 부쩍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글다운 글을 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꾸준히 글쓰기를 하시는 분들을 보며,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조금씩 실천할거리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1. 한 줄이라도 쓰기.
꼭 완성된 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일단 블로그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다보니, 책을 열심히 읽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 글쓰기까지 연결해서 활동을 하고 계셨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수려한 문장과 알찬 글을 쓰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처음에는 그냥 단어의 나열로 글쓰기를 시작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신기한 것은 단어가 문장이 되고 문장이 문단이 되더니, 알찬 글로까지 발전해 갔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며 일단 1줄 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할 때,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글쓰기 초보인 제가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랐던 일이 얼마나 큰 욕심인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또, 한줄이라도 쓰고, 문장을 돌아보다 보면 표현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다른 많은 글들을 읽고 그 속에서도 많이 배워야겠지요. 이 두가지를 병행하다보면 스스로를 표현하는데에 대한 서투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2. 함께 쓰기
박요철 작가님의 '스몰 스텝'을 읽고 습관을 만드는데 관심이 생겨 실천하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100일 동안 글을 쓰는 카톡방에 합류하였습니다. 형식은 자유이고 하루에 단 한줄이라도 100일 동안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 모임입니다. 글을 쓰고, 그 글을 카톡방에 공유하면서, 서로 독려하다 보니,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단 한줄이라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글을 읽고 평가하는 모임이 아니라, 계속 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평가하지 않기에 부담도 덜한 것 같습니다.
3. 처음부터 컨텐츠에 집착하지 않기
이 부분은 1번과도 다소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일단 조금씩 내가 하고 있는 것들, 관심있는 것들에 대해서 적어다가보면 글이 쌓여서 내가 모르는 나의 관심 분야를 알게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분야에 흥미가 생겨 배우고 공부할 때 블로그에 내용을 정리하다 보면, 나만의 자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기록이 모여 나의 역사가 됩니다.
4.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롭기
글을 쓰고 나면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어떻게 생각할지가 두려워서 공유를 잘 하지 못합니다. 제 글이 어딘가에 검색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굳이 공유를 하지 않으면 평가당할 일은 많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통이기도 합니다. 소통하고 싶어서 글을 쓰면서 평가가 두려워하는 것은 모순된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비난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는, 비난마저도 조언으로 바꿔서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글쓰기 뿐만 아니라 내 모든 삶의 영역에 적용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명확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면, 누가 무슨 얘기를 하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흘려보내고 내려놓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이렇게 내가 처한 상황과 내가 원하는 바를 글로 적어놓고 보니,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가 명료해졌습니다. 이제 더이상 글쓰기를 주저하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일에 주저하지 않으려 합니다. 언젠가 내가 쓴 글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날까지 열심히 써보려 합니다. 어려움과 한계는 항상 내가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깰 수 있는 것도 '스스로'뿐임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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