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홀한 글감옥8

똑똑! 모닝노크의 계절이 돌아왔다. 어느새 날은 추워져 코트를 더욱 여미게 되는 계절. 추위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데 반가운 아이를 만났다. 우리 아파트에 있는 길냥이. 아파트에 대략 5마리 정도의 길냥이가 사는 걸로 보인다. 워낙 숨어 다니는 애들이고 가끔 보이다 보니 수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아이들. 길 한복판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니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날이 추워서 바닥도 차가울 텐데.. 어떻게 저렇게 누워 있는 건지. 예뻐서 죽겠는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이 교차한다. 한동안 들고 다니던 냥이 간식도 요즘은 잊고 살았다. 차 밑에서 조심스럽게 나온 아이를 보니 불현듯 생각이 났다. 날이 추우니 길냥이들이 차 밑이나 따뜻함을 찾아 엔진룸 근처를 서성인다던 이야기들이. 작년에 참 열심히 보닛에 노크하던 기억이. 다시 모닝 노.. 2020. 11. 21.
끝맺음이 어렵다. 한껏 부푼 기대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곤 한다. 새 책의 책장을 펼치고, 피아노를 독학하겠다고 피아노를 샀다. 그림도 그려보겠다며, 캘리그래피를 취미로 하겠다며 장비를 풀로 장만한다.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니 조금 불안해진다. 꾸준히 끝까지 해보겠다며, 스몰스텝 리스트에 넣어본다. 하지만 그중에 꾸준하게 하는 일이 무엇이 남았을까? 끝까지 결실이 본 일이 뭐가 있더라? 무엇이든 끝맺음이 참 중요하다. 글쓰기도 그렇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도입부도 중요하지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정리해서 예쁘게 글을 마무리 하고 싶다. 근데 그게 참 어렵다. 교훈을 얻거나, 다짐을 하는 일로 대부분의 글을 끝맺는다. 늘 다른 글을 쓰려하지만 같을 글을 쓴 듯한 기분은 그래.. 2020. 11. 17.
너무 많은 일을 벌였지만, 마음에게 미안하지 않다. 도대체 이번 달에 읽어야 할 책이 몇권이고, 해야할 숙제들이 얼마인지. 경제공부를 하겠다고 신청한 오픈카톡방만 해도 2개에다가, 예정된 독서모임이 2개, 21일 동안 같은 책을 읽고 문장을 나누는 매력독서를 2개 신청했다. 게다가 매주 서평 1편씩 제출해야 하고, 그 동안 열심히 하지 못했던 행복화실의 그림들도 부지런히 완성을 해야 하는 상황. 퇴근 시간을 일정치 않고 이처럼 벌인 일이 많은데 황홀한 글감옥까지 신청했다. 매일매일 글을 쓴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미 한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저력이 있지 않던가. 지금처럼 머릿속에 뒤죽박죽 뒤엉켜 있는 생각들을 토해내는 것이면 몰라도, 정제된 형태의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글감옥에 올라오는 좋은.. 2020. 11. 16.
떠나 보낼 것은 떠나보내자! 사진 속 냄비는 처음 결혼할 때 샀던 냄비다. 결혼을 2015년 6월에 했으니, 벌써 5년을 바라보는 냄비가 되시겠다. 냄비 내부의 까지고 긁힌 흔적들이 그 세월을 고스란히 비춰내는 듯하다. 내 요리의 성장통을 함께 겪은 김주부 역사의 증거. 약 2년 전에 이사하느라 가전을 구입하면서 받은 냄비들은 고이 모셔두고 저렇게 만신창이인 아이를 계속해서 사용해왔다. 작년 12월에 정리수납 전문가 2급 과정을 수강하면서 도자기나 식기류, 냄비 등에 코팅이 벗겨지게 되면, 가열하거나 뜨거운 내용물을 넣었을 때 유해한 성분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 냄비를 바꿔야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조금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사용해왔지만, 오늘 저녁 준비를 하며 문득 이제는 정리를 더 늦추지 말자고 생각하.. 2020. 3. 12.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변화하게 하는 힘!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야근을 했다. 단지 위로가 되는 건 집에 도착한 시간이 어제보다 1시간 정도 이른 10시 반이었다는 것뿐. 야근하면서도 눈이 아파서 눈을 뜨고 있지 못할 지경이었다. 눈을 감고 메일을 쓰고, 프린트하는 동안 눈을 감았다. 겨우겨우 퇴근해서 집에 도착한 나는 못 보낸 서류를 켜기 위해 노트북을 켰다. 글쓰기고 뭐고 씻지도 않고 자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어제 힘겹게 막차 탄게 아까워서라도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오늘의 정리는 쉬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블로그에 접속하는 동안 오늘 정리 방에 많은 글을 남기지 못했기도 하고, 오늘의 인증을 포기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정리 방 오픈 채팅 방에 접속을 했다. 금요일이라서 그런 걸까, 내가 오늘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지 못해서 그런 걸까. .. 2020. 3. 6.
갇혀 있는 재미?! 탈옥하는 재미?! 감옥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두려움, 답답함, 나가야 할 곳. 대략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듯한 일상, 어쩔 수 없이 메어있는 현실들을 감옥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곳을 탈출하기 위해 참 부단히 인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한 모임이 있다. 그들을 스스로 감옥에 들어가고, 그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글을 쓰겠다는 목표를 실천하며, 또 즐긴다. 바로 스몰스텝의 '황홀한 글감옥'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혼자서 글을 쓴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무엇을 써야 할지 글감을 찾는 것도 막막하고, 글감을 찾더라도 어떻게 써야 할지는 아득하다. 은 이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이다. 이 방의.. 2020.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