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이 많고많은 블록체인! 비트코인이 전부가 아니다 - '블록체인 트렌드 2020'

  지난 분기 동안 블록체인과 관련된 3권의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이제는 좀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들이 왜 필요한지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수출입 물류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지라, 블록체인 기술이 무역이나 유통과 결합되면 소비자들도, 주문자도, 하청 공장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니 실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직도 블록체인에 무지함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나는 겨우 블록체인이 가진 특징들 (탈중앙화, 보안성, 투명성, 확장성)을 막 이해했을 뿐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생활 속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었다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은 현실과 매우 달랐다. 블록체인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 구현되고 있고, 시도되고 있었다.

<블록체인 트렌드 2020 - 목차>

제 1장 블록체인이 미래다. -  블록체인이 무엇이며 그 특징은 무엇인가에 대해 간략히 설명

제 2장 금융, 블록체인을 만나다. -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일어나는 변화

제 3장 유통, 블록체인을 만나다. - 유통/무역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이점

제 4장 IoT, 블록체인을 만나다. - IoT 및 공유 경제 분야와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

제 5장 콘텐츠, 블록체인을 만나다. - 컨텐츠 및 미디어가 블록체인을 만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변화

제 6장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 - 블록체인으로 만나는 미래 사회의 모습

 

  400페이지가 조금 못 되는 책 안에서 블록체인의 다양한 활용 분야를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사례를 소개해볼까 한다.

 

1. 들어는 보셨나요? 블록체인 인증서(뱅크사인)

  최근 금융 거래는 창구 방문보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은행거래는 편리해졌지만 항상 해킹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위변조와 해킹 불가'라는 특징을 활용해서 인증서를 만든다면? 이것은 이미 현실에 구현되어 있는 서비스이다. 2018년도에 이미 시중 10개 은행이 참여해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서 서비스는 뱅크사인을 출시했다고 한다. (현재는 16개 은행)

  뱅크사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www.banksign.or.kr/index.php

뱅크사인 소개 > 뱅크사인 - BankSign

  다만, 국민은행 리브는 결제 비밀번호 6자리만 있으면 간편 계좌조회와 간편 입출금을 물론 리브머니 보내기를 통해 일정 한도 내에서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신한은행 SOL 도 자동 로그인 수단 인증(지문인식 / 공인인증서 인증 등)을 통하여 자동 로그인 설정을 해두면 소액은 계좌 비밀번호 만으로도 이체가 가능한데 굳이 뱅크사인을 발급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이외에도 뱅크사인을 찾다 보니, 카카오 페이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라는 내용을 보았다. 이렇게 편리한데 보안은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써오고 있었는데 안심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내가 블록체인 기술을 너무 멀리서 찾아다녔구나 싶기도 했다. 아직 책에서 본 내용을 현실에서 잘 적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하는 사례가 되었다.

 

http://www.bloter.net/archives/350259

‘카카오페이 인증’, 사용자 500만명 넘었다

2. 무역 분야의 블록체인 기술 접목

  수많은 해외 업체와 거래를 하면서 LC(신용장)이라는 결제수단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 수수료는 비싸지만 회사에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시즌과 우리가 자재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시즌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된다. 신용장은 은행에 신용장 오픈 접수를 할 때도 수수료를 내고, 선적서류를 인수할 때도 수수료를 낸다. 그리고 어음 형식으로 대금 결제일을 나중으로 지정해서 대금을 결제하게 되면 그에 대한 이자도 내야 한다. 

 

  신용장 거래는 자금 운용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것도 있지만 상대방 거래 업체와의 신뢰에 대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송금으로 자재대금을 선지급하였는데, 상대방 업체가 연락 두절이 되거나 반대의 경우 물건을 전부 보냈는데 구매자가 연락 두절이 되는 등의 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수수료가 비쌈에도 불구하고 이용을 하게 된다.

 

  만약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계약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중도금은 언제/얼마를, 잔금은 언제 얼마를 주는 식으로 세팅이 가능하다고 하면 구매자로서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신용장을 오픈하거나 선적서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신용장을 오픈하고 나서 전문 원본이 현지 은행에 도착하는데 2~3일 정도 걸리고, 네고 서류(선적 서류) 원본을 받는 데에 7~15일까지 걸리기도 한다. 아래와 같이 복잡한 경로로 원본 서류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수출업체->네고 은행(지점)->네고 은행(본점)->개설은행(본점)->개설은행(지점)->구매자(수입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거래를 하게 되면 이런 복잡한 서류 전달 절차가 생략이 되니, 업무처리 시간이 줄어든다. 이는 곳 비용(각종 수수료)를 절감하는 길이기도 하다. (신용장의 모든 수수료는 기간으로 계산)

 

  우리 회사처럼 신용장 거래가 많은 회사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이 비용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임원진에 건의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 더 많이 공부하고, 기술 동향을 살펴보며 뒤처지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3. 원산지 및 유통 분야에서의 활용

  나는 해외 직구를 즐겨한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던지, 아니면 터무니없이 비싸서 관세를 내더라도 직구를 하는 게 더 저렴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직구를 할 때 항상 불안한 것은 내가 주문하는 물품이 진품인가의 문제이다. 지인의 경우 가방을 직구해서 수선을 하러 갔다가 진품이 아니어서 수리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혹시 내가 그런 일을 겪게 되지는 않을까, 내가 지불한 대가에 합당한 물건을 받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항상 고민하고 걱정하게 된다. 

 

  만약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원산지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면, 이런 불안 요소들이 제거되어 거래를 결정하기까지 소요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거래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신뢰를 구축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식료품은 물론 각종 생산물들의 유통 이력이나 사용된 원자재의 이력을 확인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유통 과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굉장히 많은 사례들이 있었지만, 내가 근시일 내에 접하게 될 것 같은 분야들이라 위에 언급한 내용들이 더 많이 기억에 남았다. 

  다만, 내가 블록체인 기술을 접하면서 처음 가졌던 궁금증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블록체인의 최초 입력값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책에서는 정보 입력자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중요하며, IoT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했고, 그 내용은 블록체인 기술을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되어 있다. 암호화폐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