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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삶

정리 문외한의 정리 1일차

by 오뚝이 루크 2019.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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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를 하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요해서 정리 전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런.... 당황스러울 모습을 공개적인 곳에 올리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놀림을 받을지, 내 이미지가 얼마나 망가질지....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이왕 칼을 뽑은 김에 고기까지 썰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신랑에게 동의를 구하고 정리 전 집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분명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북카페 같은 분위기로 열심히 책 읽으며 살 줄 알았는데.. 나의 계획과 너무 멀어진 집이었다. 사실 이 당황스러운 집을 정리하려면 몇 날 며칠을 해도 모자라겠지만, 직장도 다니고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정리에만 시간을 쏟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윤선현 컨설턴트가 권한대로 하루 15분만 투자하기로 했다. 15분 정도야, 침대에 눕는 시간을 조금 줄이면 될테니 큰 부담이 없었다. 다만 꼭 매일 할 것을 다짐했다. 그렇게 다짐은 했는데 어떻게 정리를 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가지런히 쌓아두기를 잘하는 우리가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정리를 할 것인가?

  일단 신랑과 내가 불필요한 것도 버리질 못하는 부분에 착안해서 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처음부터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정리를 시작하면 좋겠지만, 정리를 해보질 않았으니 어떻게 기준을 세워야 할지는 아직 잘 몰랐다. 그래서 일단 낱장으로 된 종이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미 필요없어진 문서들과, 필요할 것 같아서 챙겨두었다가 필요가 없어진 줄도 모르고 있던 공지문들, 온라인에서도 확인 가능한 보험사에서 온 안내문 등이 정리대상으로 떠올랐다. 신랑이 같이 하면 좋겠지만, 일단 혼자 먼저 시작해보기로 했다. 내가 시작하면 신랑은 자연스럽게 함께해줄 거고, 내가 먼저 시작해야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말하기 좋을 것 같았다.

 

  핸드폰으로 15분 타이머를 맞춰두고 정리를 시작했다. 일단 식탁 옆에 보조 탁자에 있는 종이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래서 보조탁자가 비면 그곳에는 태블릿 PC, 노트북, 타블렛 외에는 두지 않기로 규칙을 정했다.

  식탁은 여전히 절규해야하지만  보조탁자는 정리가 좀 되었다. 저 안의 선들까지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제 저 위만큼은 절대 어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많은 부분을 정리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곳이라도 정리되니 기분이 좋았다. 나머지 부분도 마저 정리하고 싶었지만, 정리를 습관화하고자 하는 취지와는 다소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멈추기로 했다.

 

  가장 큰 난관은 창고인데, 그전까지 경험치를 열심히 쌓아서 보스몹을 무사히 잡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1일 차 정리 일기를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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