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씽킹'이라는 책을 쓰신 것보다는 행복화실을 운영하는 분으로 정진호 작가님의 이름을 먼저 접했다. 성장판과 스몰스텝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을 보고 감탄하고 신기해했더니, 행복화실을 알려주셨다. 행복화실을 할까 말까 고민하며 정진호 작가님에 대해 알아보는 동안 '비주얼씽킹'이라는 책을 출간하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데 유용한 기술이라고 하는데 그림을 못 그리는 나와는 관련이 없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다가도, 창의성이 부족한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게 되었고, 읽고 난 뒤에는 조금 더 나중에 읽었으면 정말 후회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좀 더 빨리 알지 못하고, 빨리 읽어보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쉬웠다.
중요한 것은 넘쳐나는 정보에서 핵심을 발견하고,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의 지식을 결합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서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연결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넓게 생각하고 더 자주 연결하고 더 빨리 공유하는 힘도 필요합니다.
<비주얼씽킹 中 13P>
내가 참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다.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재가공하여 공유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수많은 정보 중에 필요한 정보, 중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명확하게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항상 방법이 문제였다. 노트에 글로 요약해서 정리하고 하다 보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잘 펼쳐보지 않게 된다. 그럼 그 정보는 결국 내 것이 되지 않는다. 나의 지식이 되지 않으니, 알고 있는 것을 엮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지 못하고 결국 창의력과 멀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었다.
그 대안으로 마인드맵 어플들을 추천해주는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마인드 맵으로 정리하는 것이 참 버거웠다. 프로그램이 익숙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정보 정리도 중구난방으로 되는 기분이었다. 과연 비주얼씽킹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비주얼씽킹이란 글과 그림을 함께 사용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유용한 기술입니다.
<비주얼 씽킹 中 16P>
그림이라니.. 다른 건 모르겠는데 그림만은 자신이 없다. 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림만은 참으로 높고도 높은 산이다. 그런 나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나는 그림을 못 그려요"의 참뜻은 '나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데 내가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입니다.
<비주얼 씽킹 中 20P>
작가가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간 것만 같았다. 못 그리다 보니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지만 그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았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지만, 혼자 곧 잘 그림을 그려보고 좌절해서 손을 놓곤 했다.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문장이었다. 그런 나에게 재능보다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정진호 작가는 하루에 1시간씩 8년의 기간동안 빼놓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빨리 좋아지고 재능이 없는 사람은 천천히 좋아지지만 확실한 것은 100시간 연습하면 100시간 전의 자신보다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비주얼 씽킹 中 266P>
성장판에서 독서모임을 하면서 끊임없이 느끼고 공감하고, 나의 틀을 깨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싶지만, 내가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그럴 때마다 만나게 되는 문장이 있는데 이번에는 위의 문장에 나에게 뭔가를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주었다. 그래서 책에 있는 그림을 하나씩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뭔가 바로 정보를 정리하려고 하기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겁이 났다.
이렇게 혼자 끄적거리다가 대전에서 열리는 정진호 작가님의 비주얼씽킹 워크샵이 다녀오게 되었다. 워크샵의 내용은 책에 있는 내용이었지만, 아무래도 직접 해볼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에 시작점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싶은 워크샵이었다.
직접 해보고 나니, 비주얼씽킹 서평을 쓸 때, 배운 내용을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인드맵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그게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 중에 핵심적인 부분들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본 적이 없는데 가능할까 싶었지만, 워크샵에서 이것저것 그려보고 오니 용기가 생겼다. '일단 해보자, 안되면 글로 쓰지 뭐.'라는 마음으로 스케치북에 끄적임을 시작했다.
1시간 30분 여의 끄적임 끝에 탄생한 나의 첫 핸드메이드 마인드맵이다.
만들고 보니 아쉬운 점이나 수정할 점이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만들면서 재미가 있었고, 만들면서 내 머릿속에 위의 내용들을 잘 정리할 수 있었던 점에서 앞으로도 계속 활용해야만 하는 기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에 1가지씩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책에서 본 것처럼 나의 하루 일과, 남은 2019년의 목표, 버킷리스트를 정리해보고, 익숙해지면 읽은 책이나, 공부한 내용에 대한 정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해보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림을 재밌게 그리는 나를 발견하고, 정보를 정리하는데 유용한 기술을 얻었다. 그리고 실천에 옮겨야 할 action item 까지 얻었다. 책에 투자한 시간에 비해 얻는 것이 훨씬 많았던 책이라 뿌듯하기도 했지만, 내가 만든 마인드 맵과 워크샵에서 그려온 하루 일기를 보고 나보다 훨씬 그림을 잘 그리는 신랑이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더욱 뿌듯했다.
성장과 공부에 관심 많은 어린이와 성인이라면 그 누구라도 배워두면 유용할 기술이라, 혼자만 알고 싶기도 하고, 좋은 건 워낙 함께 나누고 싶은 성격이라 또 널리 퍼뜨리고 싶기도 하다. 일단 아이가 있는 친구들에게 먼저 차근차근 알려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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