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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소리

혼밥의 교훈 - 나를 알아가는 시간

by 오뚝이 루크 2019.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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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12월 31일은 회사 휴무일이었지만 저는 출근을 해야했습니다. 일본여행을 가느라 남은 연차가 없기도 했고 새해 준비를 위해서 파일 정리랑 서류 정리를 할 필요에서였습니다. 혼자 일하다 보니 점심시간에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카페 정도는 혼자 곧잘 다니곤 했지만 막상 밥을 혼자 먹으려고 하니, 괜시리 민망하기도 하고 쑥쓰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냥 오늘은 밥을 먹지 말까?', '그냥 빵을 사다 먹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문득 회사 근처에 유명한 초밥집이 떠올랐습니다. 12시에는 이미 긴줄이 늘어서는 곳인데 회사에서 좀 거리가 있기도 하고, 팀원들과 가기에는 인원도 많아서 갈 기회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일단 가보자!' 생각하고 종종 걸음으로 빠르게 걸어가니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찌에 안내받아 앉으니 저 말고도 혼자온 분이 한 분 계셔서 안도하면서 초밥을 주문했습니다.


  홀로 음식을 먹으며, 혼밥의 이런 매력에 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은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맛있다고 동의를 구할 친우는 없지만 다른 사람 속도에 맞추어 먹지 않아도 괜찮고, 이야기 하느라 음식맛을 지나쳐버리지 않고 곱씹으며 먹어도 괜찮았습니다. 함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잠시 쉬어가니, 뭔가 자유가 생기는 느낌이었습니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나를 압박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겁다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자유롭다고 느끼는 나를 발견한 것인지 참으로 의아했습니다.

 

  어쨋든 스스로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와중에 연어배꼽 초밥까지 추가해가며 야무지게 밥을 먹고 나왔습니다. 후딱 먹고 나와야지라고 생각했던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음식의 식감과 맛을 즐겨가며 충분히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분 때문에 오히려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거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맛있는 메뉴를 먹었던 탓에 더 즐거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밥을 먹고 나와서는 왠지 커피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에 신나서 스벅에 가서 오늘의 커피 한잔을 샀습니다. 자유로운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커피를 들고 나와서 걷고 싶었습니다. 여유롭게 걷다보니 파란 하늘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커피숍 들를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해서 텀블러를 챙기지 못한 건 옥의 티였지만, 파란 하늘을 보니 기분은 날아갈 듯 했습니다. 문득 내가 도심의 하늘을 올려다본게 언제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니, 얼마전에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외에는 제대로 하늘을 올려다본 게 참으로 오랜만이구나 싶었습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많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SNS 를 통해서도 많은 인맥을 구축하여 관계의 그물망 속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것을 공유하고, 온라인에서 수많은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에 반해.. 나 자신과는 하루에 얼만큼 대화를 하고 계신가요? 하기 어려울 거 같았던 일이 의외로 흥미로웠던 또는 새로운 걸 느끼게 해주었던 경험에 대해 얼마나 기억하고 계신가요? 그런 경험을 했던 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경험이 없다면 그런 경험을 만들어 가면서 나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2018년의 마지막 날, 새로운 나를 발견하며,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알아야 행복한 삶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9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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