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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만나다

분위기를 마시고, 소리를 담는 곳 - 카페 해빙

by 오뚝이 루크 202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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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원래 계획을 예전에 함께 성가대 하던 멤버들 중 일부와 조촐하게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를 위해서 카페도 빌려두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결국 취소하게 되었다. 하지만 카페해빙 사장님께서는 혹시라고 들르게 될 우리를 위해서 끝까지 시간을 비워두셨고,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신랑을 데리고 둘이서라도 다녀오기로 했다.

카페 해빙은 음악감상실 컨셉의 카페이다. 낮시간에는 일반 카페로 운영되지만 18시~23시까지는 음악감상실로 운영된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21시까지 운영)

음악감상실을 컨셉으로 한만큼 음악에 관련된 다양한 소품들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다.  다양한 LP 판, CD부터 시작해서 기타와 피아노, 스피커까지.

커튼을 열고 빔을 쏴서 영화나 음악 관련된 영상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늘 가운데 자리해 있는 스피커를 연결해서 음악을 듣게 해 주셨는데, 왜 사람들이 비싼 스피커, 음질이 좋은 스피커를 찾는지 알 수 있었다. 보통 때 노래를 들으면 가수의 목소리만 듣는데 이 곳에서는 반주에까지 집중하게 된다. 피아노와 기타의 조화, 콘트라베이스가 현을 튕기는 소리, 기타와 콘트라베이스의 조화.

막귀인 나조차도 평소에 내가 듣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래가 특별했던 거 아니냐고?

핸드폰에 담아서 실제보다 덜하긴 하지만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을 한번 들어보자.

귀로 음악을 즐기면 되는데 왠지 자꾸 뒤를 보며 음악을 듣게 되었다. 이래서 음향이 중요한 거구나 생각하는데 함께 갔던 신랑이 더 난리였다. 힐링되고 너무 좋다고. 집에서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집에 와서도 잠깐 녹음한 부분을 반복해서 들으며 감탄하고 있다. 차로 40분 거리라 조금은 마음을 먹고 가야 하지만, 신랑이 저렇게 좋아하니 코로나가 좀 더 잠잠해지면 자주 오기로 했다. 오늘 데려가길 참 잘했네.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 집 디저트 맛집이다. 오늘 마신 홍차는 복숭아 가향 홍차였다. 향이 좋아서 마시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신랑이 마신 흑당라떼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판나코타! 여기에서 처음 알게 된 디저트이다. 이탈리아식 푸딩인데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셨다고 들었다. 달콤해서 열심히 떠먹었다. (중간에 사장님이 스피커를 바꾸신 뒤에는 음악 듣느라 푸딩 먹기가 자연히 멈춰진.. ㅎㅎ)

카페해빙은 곡신청도 가능하다. 카톡 채팅창에 신청곡을 올리면 사장님이 틀어주신다. 우리 부부는 사장님의 선곡이 좋아서 따로 신청하지 않았다. 내가 몰랐던 음악을 듣는 것도 재밌고, 사장님이 비하인드 스토리나 설명을 덧붙여주시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전에 예약해두었던 더치커피와 티라미스를 찾아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집에 와서 월간 성장판 모임을 하며 더치 한잔 하는데 입에 퍼지는 커피 향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티라미스도 직접 만드는 메뉴이다. 원래 포장이 안되다가 이번에 포장 용기를 맞추셨다고 한다. 신랑이랑 서로 많이 먹겠다고 숟가락 싸움을........

더치커피 병모양이 영화에서 보는 술병 모양이라 신기. 

본의 아니게 카페를 전세 내어 신랑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장소이다.

 

*신랑 체크카드로 결제해서 먹고 이용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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